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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p it



    펼쳐놓은 책은 넘어가질 않고, 계획했던 일들은 쌓여만 가는데 도통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불황의 늪에 빠져가는 국가에서 20대 초반의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자니,

    스펙이라는 것을 이루려 해도 '이게 과연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이 먼저 생기지 않는가.

    그런 의문이 떠오른 후에는 여느 때처럼 원점으로 되돌아 간다.

    전진하지 못하고 있지만, 마냥 멈춰있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에 있다.

    여러 고민 끝에 도망가듯이 몇 개의 대책을 내놓지만, 대책들은 차선책일뿐 엘도라도가 아니다.

    말이 좋아 차선책이지, 회피 혹은 도피처 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도피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것이라 끊임없이 세뇌하고 있다.

    불과 10년에서 15년 전, 일본 또한 우리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대표적인 현상이 공무원 경쟁률.

    공무원이 전통적으로 인기있던 일본에서는 여러가지 자격 제한을 걸어두어

    지금 한국처럼 경쟁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꽤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던 적이 있었다.

    그 시절을 거쳐온 세대를 일본에서는 사토리(さとり) 세대라고 부른다.

    꿈도 희망도 없어져서, 요즘 하는 말로 '소확행'에 만족하고 사는 세대.

    3천 원 짜리 한 끼 식사에 만족하고, 작은 단칸방에 만족하고,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깎아내린다.

    불황과 인구 인플레이션이 걷힌 일본에서 현재의 사토리 세대는 새로운 위기와 문화들을 창조하고 있다.

    사람이 귀해지고, 일자리가 넘쳐나는 현재의 일본에서 사토리 세대의 젊음은 불황을 버티는 데 사용됐을 뿐이다.

    그리고 후 세대들은 인간다운 대접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일본처럼 직업 안정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공무원이 인기 직업이지만 민간의 활황으로 일 할 사람이 부족해지고, 애국심만으로는 박봉을 견디지 못할 

    비슷한 시기들이 오지 않을까. 물론, 이 불황을 잘 이겨낸다면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사토리 세대처럼 그저, 국가의 세대를 연결해주는 어중간한 다리 역할로 소모되긴 싫다.

    그래서 고민하고 있다. 취업률이 낮은 인문사회 계열에서 괜찮은 직장으로 취업이 될 것인가.

    혹은 일찍이 포기하고 일본이나 대만 혹은 유럽권으로 가서 취업한 후에, 한국의 상황이 괜찮아 지면 다시 돌아올 것인가.

    일본과 유럽의 일자리들은 서로 다른 장단점을 명확하게 갖고있다. 

    그리고 두 지역의 조건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의 다른 부분들을 충족해준다.

    뭐가 되었건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은 틀림없다.


    이리재고 저리재느라 쉽게 지치는 요즘이다.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졸업하고 어느 길이든 얼른 도전해보고 싶다.

    그리고 시스템의 중요성을 다시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도 둥지가 없으면 알을 낳지 않는데,

    알량한 애국심 때문에 국가의 통계를 호전시키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정착할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연애도 공부도 쉽지 않은 요즘이다.

    오늘까지 마음 껏 고민하고 내일부터는 전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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